세아그룹은 조용했다. 1년에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라고 해야 정기인사 말고는 없을 정도로 큰 뉴스가 없다. 세아그룹 창업주인 고(故) 이종덕 명예회장이 그룹의 모태가 된 부산파이프(현 세아제강)를 세운 이래 줄곧 조용했다. 이 명예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2세 경영인인 고 이운형 회장 때도 철강 업계에서 가장 조용한 그룹 중 하나였다.

하지만 언제나 `소리 없이 강한 그룹'이었다. 고 이운형 회장의 경영능력이 원동력이었다. 1995년 부산파이프 회장에 오른 이운형 회장은 세아그룹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특수강 전문그룹으로 키웠다. 세아그룹은 계열사인 세아특수강, 세아베스틸 등을 앞세워 볼트·너트를 비롯해 샤프트 등 자동차용 부품·소재 특수강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다.

국내 시장 점유율만 42%에 달할 정도다. 여기에 그룹의 모기업인 세아제강은 국내 1위 강관 업체다. 파이프로 인식되는 강관 시장은 최근 셰일가스, 가스전 등의 개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