최근 출간된 배명훈의 소설 `가마틀 스타일'은 가볍다. 이야기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책 무게가 가볍다. 124쪽에 불과한 이 소설에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 망설여진다. 장편인 듯 장편이 아닌 단편 같은 소설이라고나 할까.

`은행나무 노벨레 시리즈'의 첫 책이다. `짧다'는 의미가 내포된 스페인어 노벨라(novela)는 18세기까지 단편소설을 통칭하는 말이었다. `젊은 감성을 위한 테이크아웃 소설 시리즈'라는 출판사의 카피처럼 이 시리즈에는 200자 원고지 300~400장 분량 소설이 선적된다. 김혜나, 김이설, 이기호, 안보윤, 정세랑 등 젊은 작가들이 참여해 뮤지션들의 싱글음반처럼 독립적이면서, 한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만큼 속도감 있고 날렵한 소설을 지향한다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. 은행나무출판사는 "영상과 이미지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는 시간에 맞춘 좀더 최적화된 분량의 소설을 제공하고자 기획했다"고 밝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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